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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침구원 앞을 지날 때의 일이었다. ‘어깨 결림은 만병의 시작’이라는 간판을 보니, 예전에 병원에서 보았던 광경이 문득 떠올랐다.
환자분이 의사 선생에게 어깨가 결린다고 간절하게 호소하고 있었다.
어깨가 얼마나 아픈지 얼굴을 잔뜩 찡그리고 있는 환자에게 의사는, “걱정 마세요, 어깨 결림 같은 것은 병도 아닙니다. 습포(파스처럼 생긴 붙이는 약)와 진통제로 금방 괜찮아집니다.”라고 말했다.
어느 병원에서나 매일같이 되풀이되는 풍경이다.
어깨 결림은 국민병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흔하다.
병이라기보다는 그저 불쾌한 증상에 지나지 않는다.
누구나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당시에는 나도 특별히 신경 쓰지 않고 두 사람의 대화를 흘려듣고 말았다.
그러나 지금의 나라면, 환자에게 다음과 같이 말할 것이다.
“어깨 결림은 병의 시작입니다. 습포나 진통제를 쓰고 있으시면, 즉시 사용을 중지하세요.”라고.
의료사고나 약물 오용에 관한 보도가 늘어나면서, 사람들은 의료행위에 대한 강한 불신감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이제까지 의료업계가 쌓아온 업적을 신뢰하며, 그것에 의지하는 마음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약으로 인한 건강 피해 뉴스를 접해도, 그것은 어떤 특정한 약에 한정된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보통이고,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약에 대해서는 전혀 의심하지 않는다.
두통에는 진통제, 감기에 걸려 열이 나면 해열제, 속이 더부룩하면 소화제, 잠이 오지 않으면 수면제, 무릎 통증에는 습포약 등, 병원에서 약을 타는 일이 반쯤은 습관화되어 있다.
확실히 약을 먹으면 불쾌한 증상은 사라지고 기분도 좋아진다.
두통이 있거나 요통으로 고생하고 있는 사람은 ‘진통제 없이는 못살아’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러나 소염진통제나 수면제, 항불안약, 제산제 등 의료현장에서 흔히 쓰이는 약이라 해도 2년, 3년 장기간에 걸쳐 계속 사용하면 병은 점점 고치기 어려워지고, 머지않아 새로운 병이 생길 우려가 있는 것이다.
내가 그렇게 확신하게 된 것은, 1996년 공동 연구자 후쿠다 미노루 의사와 함께 ‘백혈구의 자율신경 지배 법칙(후쿠다-아보 이론)’을 발견하고부터이다.
『약을 끊어야 병이 낫는다』(아보 도오루)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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