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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4명 중 1명꼴 2030 남성
요산 결정체가 관절에 침착 염증 유발
마치 불에 덴 것같은 극심한 통증 호소
초기 발가락서 시작, 발목 · 무릎 · 손으로
만성 결절성 통풍 진행 땐 관절 변형도
급성발작 진통소염 · 스테로이드제 치료
요산강하제 복용 혈중 요산수치 조절
"고등어 · 붉은고기 등 피하고 금주 중요"
바람만 불어도 통증을 느낀다는 의미의 ‘통풍(痛風)’은 환자 10명 중 9명이 남성일 정도로 성별 영향이 큰 질병이다.
중년 이상에서 나타나는 병으로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젊은층이 급증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통풍 진료를 받은 20대 남성은 3만2254명, 30대 남성은 8만7094명으로 10년 전보다 각각 3.2배, 2.8배 늘어났다.
전체 통풍 환자 49만2373명 중 20∼30대가 24.2%를 차지한다.
전문가들은 “서구화된 식습관과 잦은 음주로 인해 젊은층에서도 통풍이 늘어나고 있다”며 생활습관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극심한 통증 기간 지나도 꾸준한 관리 중요
통풍은 우리 몸속 요산이 소변으로 배출되지 않고 몸에 남아서 생기는 질병이다.
요산은 음식물 중 단백질에 포함돼 있는 퓨린이 분해돼 만들어지거나, 우리 몸에서 파괴되는 세포에서 만들어진다.
대부분은 신장을 통해 소변으로 배설되지만, 생성과 배출의 균형이 깨지면 혈중 요산 수치가 7.0㎎/㎗를 넘어서는 ‘고요산혈증’이 생긴다.
고요산혈증이 지속돼 요산이 결정체로 뭉쳐져서 관절과 장기 등에 침착돼 염증과 통증을 유발하는 것이 통풍이다.
홍승재 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통풍 환자들은 통증을 ‘불에 덴 것 같다’고 얘기한다.
통증 강도를 1∼10으로 설명해보라고 하면 대부분 ‘10’이라고 할 만큼 극심한 통증을 호소한다”고 설명했다.
통풍 증상은 대부분 발가락 등 하지 관절에서 시작된다.
유병 기간이 길어지면 발목, 무릎, 손이나 팔꿈치 등에도 나타날 수 있다.
극심한 통증이 나타나는 ‘급성 발작’은 진통소염제와 스테로이드 등 약제를 통해 며칠 만에 사라진다.
그러나 이후 요산 수치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만성 결절성 통풍’으로 진행해 관절 변형 등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신장에 요산이 침착될 경우 요로결석, 신병증 등 신장 질환이 나타나기도 한다.
통풍은 다른 여러 대사질환과 동반돼 심혈관질환으로 어이진다.
통풍 환자들은 일반인에 비해 대사증후군이 동반될 가능성이 2배 정도 높고, 특히 요산 수치가 10㎎/㎗ 이상인 사람들의 70% 이상이 대사증후군을 동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재발성 통풍 발작이 2회 이상 있고 요산 결석이나 만성 결절성 통풍 등이 있는 환자는 요산을 떨어뜨리는 ‘요산 강하제’를 먹어 혈중 요산 수치를 조절한다.
요산 수치가 낮아지면 요산 결절은 녹아서 점점 줄어든다.
홍 교수는 “통풍은 고지혈증, 고혈압 등 대사질환과 함께 나타나는 ‘형제 관계’라고 보면 된다”며 “기본 건강검진에 포함된 요산 수치가 높아도 증상이 없으면 약을 먹을 필요는 없고 저퓨린 식단으로 생활 관리를 하면 된다”며 “통풍 환자도 요산 수치가 3∼6㎎/㎗로 꾸준히 관리되면 재발 없는 생활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 맥주만 피하면 된다? No!
통풍 예방과 관리를 위해서는 퓨린 함량이 낮은 저퓨린 식이가 필요하다.
곱창, 순대 등 내장과 조개, 고등어, 정어리, 새우, 멸치, 붉은 고기 등이 퓨린 함량이 높은 대표적 식품이다.
반면 계란, 치즈, 우유, 곡류, 야채, 과일 등은 퓨린 함량이 적은 편이다.
하루 2ℓ의 충분한 수분 섭취도 요산 조절과 요산에 의한 신장결석 예방에 좋다.
전문가들이 강조하는 금기는 음주다.
남성의 통풍 발병이 높은 데에는 남성호르몬과 함께 음주가 주요 원인이기 때문이다.
통풍 환자의 50%가 과도한 알코올 섭취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여성의 경우 여성호르몬이 요산 배설을 증가시키는 기능을 해 폐경 이후 통풍 발병이 급격히 늘어난다.
간혹 “맥주는 안 되고 소주는 괜찮다”는 말도 있지만 잘못된 정보다.
알코올은 요산이 콩팥을 통해 소변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방해하고 이뇨 현상으로 몸속의 수분을 줄어들게 해 요산 수치를 급격히 상승시킨다.
맥주가 부각된 것은 맥주 효모에 퓨린이 많이 포함돼 맥주를 마시는 것이 ‘요산 섭취’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영호 고려대 안암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맥주가 가장 많은 퓨린을 포함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다른 술의 경우) 알코올 성분이 요산 배설억제와 요산 합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며 ‘금주’를 강조했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 입력 2022. 04. 04.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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